이 상담 기록은 헤어진 상대방이 연락 방식을 계속 바꾼 피해자를 위해 정리했습니다. 상대방은 같은 방식을 되풀이하지 않고 메시지, 집 앞 대기, 현관 앞에 물건 두기처럼 방식을 바꿔 가며 한 번씩 연락해 왔습니다. 이런 피해자는 "어느 방식도 두 번 이상 하지 않았으니 반복이 아니라는 답을 들을까 걱정된다"는 질문을 자주 합니다. 스토킹처벌법의 행위 유형 전반과 메시지 '도달'의 의미는 다른 글에서 이미 다루었습니다. 이 기록은 서로 다른 유형의 행위를 하나의 '지속적 또는 반복적' 행위로 묶어 볼 수 있는지, 그리고 고소 전에 기록을 어떻게 나누어 정리할지에 집중합니다.
행위 방식이 매번 달랐다면 '반복'으로 인정되지 않나요?
조문은 같은 유형을 반복할 것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서로 다른 목에 해당하는 행위도 함께 묶어 지속성·반복성을 판단할 여지가 있습니다.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는 스토킹행위를 가목부터 사목까지 나누어 열거합니다. 제2호는 스토킹범죄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스토킹행위를 하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제2호가 묶는 대상은 '스토킹행위'라는 상위 개념이며, "같은 목의 행위를 되풀이할 것"이라는 문언은 들어 있지 않습니다. 조문 원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법률명을 검색해 제2조를 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여러 행위를 묶어서 볼 수 있다는 점과 범죄가 실제로 성립한다는 점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법률에는 몇 회 이상, 또는 어느 기간 안에 있어야 반복이라는 숫자 기준이 없습니다. 그래서 행위 사이의 간격, 거절 의사를 밝힌 뒤에도 이어졌는지, 행위 전체가 한 방향으로 이어지는 흐름인지 같은 사정을 함께 살피게 됩니다. 최종 판단은 수사기관과 법원이 개별 사건에서 내립니다. 상담에서도 "세 번이면 된다"처럼 횟수를 단정하는 답은 드리지 않습니다.
적용 예시로 보면, 거절 의사를 밝힌 다음 날 메시지가 오고, 며칠 뒤 집 앞에서 기다리는 모습이 보였고, 그 뒤 현관 앞에 물건이 놓인 경우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각 방식은 한 번씩이지만, 같은 상대방을 향해 거절 이후 접촉 시도가 끊기지 않았다는 점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정리됩니다. 반대로 행위 사이가 매우 멀리 떨어져 있고 그 사이 아무런 접촉이 없었다면 하나로 묶어 설명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공백 기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도 함께 적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각 행위가 어느 목에 해당하는지 어떻게 나누어 적어야 하나요?
행위마다 해당하는 목을 하나씩 붙여 두면, 방식은 달라도 모두 스토킹행위의 범위 안에 있다는 점이 한눈에 드러납니다. 아래는 제2조 제1호 각 목의 문언을 요약하고 상담에서 자주 나오는 행위를 대응시킨 예시입니다. 실제 사건에서 어느 목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 사실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 가목(접근·따라다니기·진로 막기): 퇴근길에 뒤따라오거나 엘리베이터 앞을 가로막은 경우가 검토됩니다.
- 나목(주거·직장·학교 등 일상 생활 장소나 그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기): 집 건물 앞이나 회사 로비에서 기다린 경우가 검토됩니다.
- 다목(우편·전화·팩스·정보통신망으로 물건이나 글·말·영상 등을 도달하게 하거나 나타나게 하기): 메시지, 전화, 메신저 알림이 여기에 해당하는지 검토됩니다.
- 라목(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해 물건 등을 도달하게 하거나 주거 등 부근에 두기): 현관 앞에 선물을 두거나 지인을 통해 편지를 전한 경우가 검토됩니다.
- 마목(주거 등 부근에 놓인 물건 훼손): 집 앞 자전거나 우편함을 망가뜨린 경우가 검토됩니다.
- 바목·사목(정보통신망을 이용한 개인정보·위치정보 등의 제공·게시, 상대방을 사칭하는 행위): 2023년 개정으로 추가된 유형으로, 적용 시점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하나의 행위가 두 목에 걸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집 앞에서 기다리다가 귀가하는 피해자를 따라온 경우에는 나목과 가목이 함께 문제 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법적 평가를 하나로 확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를 사실 그대로 적어 두면 충분합니다. 해당 목은 참고 표시로만 붙여 두는 방식이 정리에 도움이 됩니다.
확인 방법으로는 각 목의 문언을 기록표 옆에 옮겨 두고 행위와 하나씩 대조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두는 행위'처럼 실제 행위와 맞닿는 문언을 따로 표시해 두면 상담에서 사실관계를 설명하는 시간이 줄어듭니다. 어느 목에도 들어맞지 않는 행위가 있다면 억지로 끼워 넣지 않습니다. 그 행위는 배경 사실 칸에 따로 적어 두고, 다른 법률에 저촉되는지는 상담 단계에서 함께 확인합니다.
하나하나는 사소해 보이는데, 요건은 행위마다 따로 갖추어야 하나요?
여러 행위를 묶으려면 각 행위가 스토킹행위의 기본 요건 안에 들어와야 합니다. 그래서 거절 의사를 언제 표시했는지에 대한 기록이 가장 중요합니다. 제2조 제1호 본문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상대방 또는 그의 동거인·가족에게 각 목의 행위를 하여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을 스토킹행위로 정합니다. 거절 의사를 분명히 밝힌 메시지나 통화 녹음이 있으면, 그 이후의 행위는 방식이 달라도 의사에 반한 행위라는 점을 설명하기 쉬워집니다.
'정당한 이유'는 상대방이 물건 반환이나 금전 정산 같은 사정을 내세울 때 쟁점이 됩니다. 이때는 연락의 횟수·시간대·내용이 그 목적에 필요한 범위를 넘었는지를 기록으로 보여 주는 것이 의미가 있습니다. 불안감이나 공포심도 개별 행위만 떼어 놓고 보기보다 앞선 행위로 이미 위협을 느끼고 있던 상태에서 다음 행위가 이어졌다는 맥락과 함께 설명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그래서 행위마다 당시 어떤 이유로 불안했는지를 짧게 적어 두기를 권합니다.
판단 기준을 정리하면 행위마다 세 가지를 점검하게 됩니다. 거절 의사를 밝힌 뒤의 행위인지, 상대방이 내세울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 그 행위가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사정이었는지입니다. 예를 들어 짐을 돌려주겠다는 명목의 메시지라도 이미 반환 방법을 정해 둔 뒤에 다시 집 앞으로 찾아왔다면, 반환 목적에 필요한 범위를 넘었다는 설명이 가능해집니다.
2023년 개정 전에 있었던 사칭이나 개인정보 게시도 함께 묶을 수 있나요?
바목과 사목은 개정으로 새로 생긴 유형입니다. 따라서 그 시행 전에 있었던 행위를 이 두 목의 스토킹행위로 처벌하기는 어렵다고 보는 것이 원칙입니다. 헌법 제13조 제1항과 형법 제1조 제1항은 행위 당시의 법률에 따라 범죄 여부를 정한다는 원칙을 두고 있습니다. 개정 법률의 정확한 시행일과 경과 규정은 앞서 소개한 법령 검색 화면의 '연혁'과 '부칙'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같은 이유로 법률 자체가 시행되기 전인 2021년 10월 이전의 행위도 이 법률의 스토킹범죄로 묶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시행 전 행위를 기록에서 지울 필요는 없습니다. 그 행위가 당시에도 존재하던 다른 목, 예를 들어 다목의 메시지 도달에 해당하는지는 따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또한 관계가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 피해자가 왜 불안을 느꼈는지를 설명하는 배경 사실로도 의미가 있습니다. 기록표에는 시행 전 행위를 별도 칸에 표시해 두고, 시행 후 행위와 섞이지 않게 정리하는 방식이 적절합니다.
확인 절차는 순서대로 진행하면 됩니다. 먼저 법령 검색 화면에서 연혁 목록을 열어 바목·사목이 들어간 개정 법률을 찾습니다. 다음으로 그 법률의 부칙에서 시행일 조항을 읽습니다. 마지막으로 기록표에 적힌 사칭·게시 행위의 날짜를 시행일과 대조해 앞뒤를 표시합니다. 게시물이 시행 전에 올라왔더라도 시행 후에 다시 올리거나 내용을 고쳐 게시했다면, 그 날짜를 따로 적어 두어야 검토가 정확해집니다.
고소나 신고 전에 기록은 어떤 순서로 정리하면 되나요?
날짜순으로 한 행위를 한 줄에 적는 기록표를 만들어 두면, 유형이 다른 행위들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설명하기 쉬워집니다. 아래 항목을 기준으로 준비할 수 있습니다.
- 일시와 장소·수단: 연월일과 시각, 집 앞·회사·메신저처럼 행위가 일어난 장소나 수단을 적습니다.
- 참고용 해당 목: 위 예시를 참고해 가목부터 사목 중 해당할 수 있는 목을 표시합니다.
- 거절 의사 표시 여부: 그 행위 이전에 거절 의사를 밝혔는지와 그 근거 자료를 함께 적습니다.
- 증거의 보관 위치: 화면 캡처, 통화 기록, 공동현관 출입 기록 확인 요청 여부, 목격자 연락처를 정리합니다.
- 당시의 불안 사정: 그 행위로 무엇이 두려웠는지를 한두 문장으로 적습니다.
- 시행 전 행위 구분 표시: 개정 또는 법률 시행 전의 행위는 별도로 표시해 둡니다.
기록표와 함께 원본 자료를 보존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메시지는 화면 캡처만 남기지 말고 대화방 자체를 지우지 않은 채 보관하며, 캡처에는 발신자 표시와 날짜가 함께 보이도록 합니다. 현관 앞에 놓였던 물건은 놓인 상태를 먼저 촬영한 뒤 그대로 보관해 두면 라목 행위를 설명하는 자료가 됩니다. 공동현관 출입 기록처럼 일정 기간이 지나면 지워질 수 있는 자료는 관리 주체에 미리 보존을 요청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신고 뒤에 경찰이 제3조에 따른 응급조치로 스토킹행위의 중단을 통보하거나,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하면 처벌될 수 있다고 서면으로 경고했다면 그 날짜도 기록표에 넣어 둡니다. 그 이후의 행위는 경고를 받고도 계속한 정황으로 정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피해자 지원 제도에 관한 정부 안내는 법무부 누리집의 범죄피해자 보호·지원 안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입니다. 개별 사건에서 범죄가 성립하는지는 구체적 사실에 따라 달라지므로, 기록표를 가지고 수사기관이나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